본문 바로가기

발달심리학

유아기의 발달(2. 인지발달)

 유아기에는 인지적 성장과 언어발달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다. 유아기에 뇌의 성장은 유아로 하여금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해 준다. 유아는 이제 눈앞에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나 사건에 대해 정신적 표상에 의한 사고를 할 수 있으며, 상징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이 시기에 습득하는 언어의 발달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언어가 상징적 표현의 중요한 수단이 된다. 영아기에 비하면 의사소통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유아기에는 아직 실제와 실제가 아닌 것을 완전히 구분할 수 없으며,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특성을 지닌다. 또한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대할 때, 사물의 두드러진 속성에 압도되어 두 개 이상의 차원을 동시에 고려하지 못한다. 이러한 사고의 특성으로 말미암아 보존개념, 유목포함, 서열화에 관한 개념 습득이 어렵다. 유아기의 이러한 사고의 특성을 피아제는 전조작기로 설명하고 있다.

 

 1) 유아기 사고의 특성

 유아기는 피아제의 인지발달의 네 단계 중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이 단계에서는 논리적인 조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조작기라 부른다. 전조작기의 사고는 경직되어 있고, 한 번에 한 가지 측면에만 관심이 제한되고, 사물을 외관만으로 판단한다. 

 피아제는 전조작기를 다시 두 개의 하위 단계로 나누는데, 2세부터 4세까지를 전개념적 사고기라 부르고, 4세부터 7세까지를 직관적 사고기라 부른다.

 

 (1) 전개념적 사고기

 개념이란 사물의 특징이나 관계, 속성에 대한 생각으로 정의할 수 있다. 만약 주어진 대상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동일한 대상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단계의 아동은 환경 내의 대상을 상징화하고 이를 내면화시키는 과정에서 성숙한 개념을 발달시키지 못한다. 따라서 이 단계를 전개념적 사고기라고 부른다.

 전개념적 사고의 특징은 상징적 사고, 자기중심적 사고, 물활론적 사고, 인공론적 사고, 전환적 추론을 하는 것 등이다. 

① 상징적 사고

 피아제에 의하면 전조작기의 가장 중요한 인지적 성취는 상징적 사고의 출현이라고 한다. 감각운동기의 말기가 되면 영아의 사고는 더 이상 자신의 행동이나 감각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정신적 표상, 지연모방, 상징놀이 등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정신능력은 감각운동기의 말기에 이미 싹이 트지만, 언어를 습득하게 되고 상상력이 풍부해지는 전조작기에 와서 활짝 꽃피운다. 

 상징은 어떤 다른 것을 나타내는 징표를 말한다. 

 상징의 사용은 문제해결의 속도를 증가시키고, 시행착오를 감소시킨다. 단어나 대상이 어떤 다른 것을 표현하게 하는 상징적 사고능력은 유아로 하여금 '지금 여기'의 한계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게 해 준다. 

 상징적 사고의 가장 매혹적인 결과 중의 하나는 가상놀이다. 가상놀이란 가상적인 사물이나 상황을 실제 사물이나 상황으로 상징화하는 놀이를 말한다. 상징적 사고를 하기에는 충분한 나이지만, 아직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인 유아기에 유아가 가장 좋아하는 활동이 가상놀이다. 소꿉놀이, 병원놀이, 학교놀이 등이 가상놀이의 예들이다. 유아기 동안 가상놀이는 점점 더 빈번해지고, 연령이 증가하면서 점점 더 복잡해진다. 

② 자기중심적 사고

 유아는 우주의 모든 현상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도 좋아하고, 자신이 느끼는 것을 다른 사람도 느끼며,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머니의 생일선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인형을 고르거나, 숨바꼭질 놀이를 할 때 자신이 술래를 볼 수 없으면 술래도 자신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하여, 몸은 다 드러내놓고 얼굴만 가린 채 숨었다고 생각한다.

 유아는 자신의 왼손과 오른손은 구별하지만, 맞은편에 서 있는 사람의 왼손과 오른손은 구별하지 못한다.

 자기중심적 사고는 다른 사람의 관점을 고려하지 못하는 데에 기인한다. 이것은 유아가 이기적이거나 일부러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아기에 갖는 자기중심적 사고를 보여주는 매우 유명한 실험으로 '세 산 모형 실험'이 있다. 색깔, 크기, 모양이 상이한 세 개의 산 모형을 만들어 탁자 위에 올려 놓는데, 한 산의 정상에는 작은 집이 있고, 또 다른 산의 정상에는 십자가가 꽂혀 있으며, 나머지 한 산의 정상은 흰 눈으로 덮여 있다. 유아로 하여금 탁자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게 한 다음 한 의자에 인형을 앉히고, 또 다른 의자에 유아를 앉게 한다. 몇 개의 사진을 제시하고서 유아가 본 것을 나타내는 사진과 인형이 본 것을 나타내는 사진을 선택하게 한다. 6~7세 이전의 유아는 자신이 본 것을 나타내는 사진은 잘 고르지만, 인형이 본 것을 나타내는 사진을 고르라고 했을 때도 자신이 본 것과 똑같은 사진을 선택한다.

③ 물활론적 사고

 전조작기의 유아가 생물과 무생물을 구분하는 방식은 성인의 경우와는 다르다. 이 시기에 유아들은 물활론적 사고를 한다. 즉, 생명이 없는 대상에게 생명과 감정을 부여한다. 예를 들며, 태양은 자기가 원해서 밝게 빛나고, 종이를 가위로 자르면 종이가 아플 것이라고 생각한다. 

④ 인공론적 사고

 물활론적 사고와 관련이 있는 현상이 인공론적 사고이다. 어떤 의미에서 물활론과 인공론은 자기중심성의 특별한 형태이다. 유아는 세상의 모든 사물이나 자연현상이 사람의 필요에 의해서 자신의 목적에 맞도록 쓰려고 만들어진 것이라고 믿는다. 사물이나 자연현상이 특히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⑤ 전환적 추론ㄴ

 인과개념은 어떤 현상의 원인과 결과 간의 관계를 추론하는 능력을 말한다. 

 유아기에는 전개념적 사고의 한계 때문에 귀납적 추론이나 연역적 추론을 하지 못하고 대신 전환적 추론을 한다. 전환적 추론의 특징은 한 특정 사건으로부터 다른 특정 사건을 추론하는 것이다. 

 어떤 두 가지 현상이 시간적으로 근접해서 발생하면 두 현상 간에 아무런 관계가 없는 데도 유아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2) 직관적 사고기

 직관적 사고란 어떤 사물을 볼 때, 그 사물의 두드러진 속성을 바탕으로 사고하는 것을 말한다. 즉, 직관에 의해 사물을 파악하는 것을 의미힌다. 판단이 직관에 의존하기 때문에 전체와 부분의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으며, 과제에 대한 이해나 처리방식이 그때그때의 직관에 의해 좌우되기 쉽다. 

① 보존개념

 보존개념은 어떤 대상의 외양이 바뀌어도 그 속성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피아제에 의하면 전조작기에는 보존개념이 획득되지 않는다고 한다. 

 보존개념이 획득되는 연령은 과제의 종류에 따라 다른 것으로 보인다. 수의 보존개념은 5~6세, 길이의 보존개념은 6~7세, 무게, 액체, 질량, 면적의 보존개념은 7~8세, 부피의 보존개념은 11~12세에 획득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유아들을 대상으로 수보존개념과 양보존개념을 살펴본 연구에서 수보존개념의 과제는 5세 유아 중 37.5%가 통과하였고, 6세 유아 중 78.6%가 통과하였다. 양보존개념은 5세 유아 중 12.5%만이 통과하였고, 6세 유아 중 21.4%만이 통과하였다. 또한 양보존개념의 과제를 통과한 유아 중에서는 수보존개념의 과제에서는 실패한 유아가 없었던 반면, 수보존개념의 과제를 통과하고도 양보존개념에 실패한 유아는 45.5%였다. 이는 양보존개념이 수보존개념 이후에 출현한다는 피아제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전조작기 유아가 보존개념을 획득하지 못하는 이유를 피아제는 다음 몇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중심화 현상 때문이다. 중심화란 두 개 이상의 차원을 동시에 고려하지 못한 채 한 가지 차원에만 주의를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양의 보존개념에 관한 실험에서 물의 양은 잔의 밑면적과 높이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유아는 이 중에서 한 가지 측면만을 보고 대답을 한다. 둘째, 지각적 특성에 의해 판단하는 직관적 사고 때문이다. 유아가 보기에는 밑면적이 넓고 길이가 짧은 잔의 물의 양이 적어 보인다. 그러니까 유아는 그 잔의 물의 양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정지된 상태에 주의를 집중하여 바뀌는 상태를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양의 보존개념에 관한 실험에서 똑같은 양의 물을 한 잔에서 다른 잔으로 옮겨 놓았다는 전환상태를 유아는 고려하지 못한다. 넷째, 전조작기의 비논리적 사고의 특징인 비가역성 때문이다. 가역성은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 때 이것을 먼저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을 말하는데, 비가역성은 이런 능력이 없는 것을 말한다. 양의 보전개념에 관한 실험에서 물을 처음 잔에 도로 부으면 물의 양이 똑같다는 사실을 유아는 이해하지 못한다.

 보존개념이 형성되지 못한 우리나라 4~5세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상징놀이를 통해 가역성을 훈련시켰다. 그 결과, 면적 보존개념의 형성에는 훈련효과가 나타났으나, 길이와 양의 보존개념 형성에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② 유목포함

 유목포함은 상위유목과 하위유목과의 관계, 즉 전체와 부분의 관계를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유목포함에 관한 실험에서 유아에게 열 송이의 빨간색 장미와 다섯 송이의 노란색 장미를 보여주고 "빨간색 장미가 더 많니? 장미가 더 많니?"라고 물으면 유아는 빨간색 장미가 더 많다고 대답한다. 이때 유아는 빨간색 장미와 노란색 장미가 모두 장미라는 상위유목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장미꽃의 색깔이라는 지각된 특성에만 주의를 집중하게 된다. 왜냐하면 전체(장미)와 부분(빨간색 장미와 노란색 장미)이라는 논리적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③ 서열화

 유아에게 길이가 다른 여러 개의 막대기를 주고 길이가 짧은 것부터 순서대로 나열해 보라고 하면, 3~4세의 유아는 차례대로 나열하지 못한다. 5~6세가 되면 일부는 순서대로 나열하나 전체적으로는 서열대로 나열하지 못한다. 때로는 아랫부분은 무시하고 윗부분만을 순서대로 나열하기도 한다. 그러나 구체적 조작기에 이르러서는 서열화의 개념을 완전히 획득하게 된다. 

 

 (3) 유아기 사고의 최근 연구

 피아제의 이론에서는 유아기의 사고가 지나치게 부정적으로만 기술되어 있다. 즉, 이 시기의 사고는 자기중심적이고, 가역적이지 못하며, 모순과 오류로 가득찬 전조작적 사고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많은 학자들이 유아기의 인지능력을 '전조작기'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면서, 유아기의 인지발달 수준이 피아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앞서 있다는 사실을 여러 측면에서 입증하고 있다.

 피아제가 유아에게 제시한 과제들은 지나치게 어렵거나 복잡하며 특히 유아의 언어적 설명에 의존하는 자료수집방법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좀 더 단순한 과제나 일상생활에서 유아에게 친숙한 과제를 제시하면, 유아는 타인의 관점을 고려할 수 있으며, 보존개념이나 유목포함 등의 과제를 상당 부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훈련을 통해 유아의 인지능력은 향상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① 자기중심성

Piaget와 Inhelder의 '세 산 모형' 실험은 유아가 이해하기에 지나치게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최근의 연구에서 유아에게 좀 덜 복잡한 과제를 제시했을 때, 유아는 자기중심성을 훨씬 덜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Flavell과 그의 동료들(1981)은 3세 유아들에게 한 면에는 강아지 그림이 있고, 다른 면에는 고양이 그림이 있는 카드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유아는 강아지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앉게 하고, 실험자는 고양이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앉았다. 유아에게 실험자가 어떤 그림을 보고 있느냐고 질문했을 때 대부분의 유아들은 '고양이'라는 정답을 맞추었다.

 또 다른 예로 '순경놀이'를 들 수 있다. 인형으로 만든 순경이 소년을 잡으러 가는 게임에서, 유아에게 소년이 잡히지 않도록 순경이 볼 수 없는 곳에 소년을 숨기라고 하면 유아는 소년을 잘 숨긴다.

 따라서 피아제의 주장과는 달리 유아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만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아의 대화에서도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유아가 사용하는 언어의 수준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4세 유아가 영아에게 얘기할 때는 또래나 성인에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간단한 문장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② 물활론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유아는 피아제가 생각하는 것처럼 물활론적인 사고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피아제의 연구에서 유아가 무생물도 생명이 있으며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느끼는 물활론적 사고를 하는 것은, 이들 연구에서 바람, 구름, 달 해와 같이 유아에게 친숙하지 않은 대상을 사용한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아에게 좀더 친숙한 로봇, 크레용, 블록, 공 등을 대상으로 질문하면 유아는 그들이 살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에서 3세 유아는 생명이 있는 대상에게만 감정과 정서를 부여함으로써, 이들을 생명이 없는 대상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6~14세의 아동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물활론의 발달과 생명개념을 조사한 고윤주(1988)의 연구에서, 6~11세까지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물활론적 사고가 감소하다가 11세를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11세까지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물활론적 사고가 감소한다는 피아지의 이론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14세 이후에는 물활론적 사고가 다시 증가한다는 점은 피아제의 이론을 뒷받침하지 않는 결과인 것이다. 성인에게도 물활론적 사고의 경향이 있다는 결과는 다른 연구에서도 다타난 바 있다(Dennis, 1953; Russell, 1942). 그리고 사물에 따라 물활론적 사고의 정도에 차이가 나타났는데, 해와 구름은 연령에 관계없이 물활론적 사고를 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③ 유목포함

 유목포함에 관한 실험에서 질문양식을 바꾸거나, 각 유목의 수를 5개 미만으로 하거나, 유아에게 좀 더 친숙한 꽃이나 동물을 과제로 사용하면 유아도 유목포함 조작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2) 유아기의 기억발달 

 유아기에는 영아기에 비해 기억능력이 크게 발달하는데, 여기에는 네 가지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공간의 크기, 즉 기억용량의 증가, 둘째, 정보를 체계적으로 저장하고 인출할 수 있는 기억전략의 발달, 셋째, 기억과 기억과정에 대한 지식인 상위기억의 발달, 넷째, 연령증가에 따른 지식기반의 확대가 그것이다.

 

 (1) 기억용량의 증가

 기억용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억공간에는 감각기억, 단기기억, 장기기억이 있는데, 감각기억과 장기기억의 용량은 연령에 따른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억용량의 증가는 단기기억 용량의 증가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단기기억의 용량은 기억폭 검사에 의해 측정 된다. 기억폭 검사는 예를 들어, 숫자를 몇 개 불러준 다음 그 순서대로 말해 보도록 하여 정확하게 회상할 수 있는 항목수로 기억폭을 측정한다. 기억폭은 유아기에 급격히 증가한다. 2세 유아의 기억폭은 2개 정도이고, 5세 유아는 4.5개, 그리고 성인의 기억폭은 7~8개 정도이다.

 연령에 따른 기억폭의 증가는 Case(1985)의 조작 효율성 가설로 설명할 수 있다. 이 가설에 의하면 연령이 증가하면서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점점 더 효율적이 되기 때문에, 조작공간을 덜 필요로 하고 그래서 저장공간이 증가하게 된다고 한다. 

 Kail91992, 1997)에 의하면 조작 효율성의 증가는 학습이나 경험의 영향도 받지만 주로 생물학적 성숙에 기인한다고 한다. 즉, 뇌와 신경계의 수초화가 증가하고 불필요한 뉴런의 제거가 정보처리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해 준다는 것이다.

 

 (2) 기억전략의 발달

 기억전략은 정보를 장기기억 속에 저장하고 그 정보가 필요할 때 인출이 용이하도록 해 주는 의도적인 활동을 말한다. 기억전략에는 기억해야 할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주의집중, 기억하려는 것을 반복연습하는 시연, 관련있는 것끼리 집단화시키고 유목화하는 조직화, 기억해야 할 정보에 다른 것을 연결시켜 정보가 갖는 의미의 깊이와 폭을 더욱 확장시키는 정교화, 그리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단서를 사용하는 인출 전략 등이 있다. 기억전략은 유아기에 출현하기 시작하지만, 처음에는 그렇게 효육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아동기가 되면 기억전략은 크게 발달한다.

 ① 주의집중

 우리가 어떤 정보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정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유아기에는 주의폭이 매우 짧다. 유아는 한 가지 활동에 몰두하다가도 곧 흥미를 잃고 다른 활동에 다시 주의를 기울인다. 

 주의집중 능력은 중추신경계의 성숙으로 말미암아 아동기에 크게 증가한다. 주의집중을 관장하는 망상체는 사춘기가 되어서야 완전히 수호화 된다. 아동기에는 선택적 주의를 하게 되고,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주의집중을 하며, 행동에 앞서 먼저 계획을 세우는 등 주의전략을 사용한다.

② 시연

 시연은 기억해야 할 정보를 여러 번 반복해서 암송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어떤 정보가 단기기억에서 더 많이 시연될수록 그 정보는 장기기억으로 전환되기 쉽다고 한다.

③ 조직화

 조직화란 기억하려는 정보를 서로 관련이 있는 것끼리 묶어 범주나 집단으로 분류함으로써 기억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는 정보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조직화에 의해 정보를 체계화하면 보다 많은 정보를 기억할 수 있게 된다. 

 조직화는 상위개념과 하위개념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시연보다 늦게 나타난다. 

 조직화의 초보 형태는 유아기에도 나타난다.

④ 정교화

 정교화란 같은 범주에 속하지 않는 기억재료 간에 관계를 설정해 주는 것을 말한다. 

 정교화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억해야 할 항목을 이미지의 형태로 전환해야 하고, 양자 간의 관계를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정교화는 다른 전략에 비해 늦게 발달한다. 일반적으로 11세 이전에는 정교화 전략을 사용하지 못한다.

⑤ 인출 전략

 시연, 조직화, 정교화가 정보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억전략이라면, 인출 전략은 저장된 정보 중에서 필요한 정보를 인출하기 위한 전략이다.

 조직화 전략을 이용해서 정보를 저장한 경우는 조직화 전략을 이용해 정보를 인출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정교화 전략을 이용해서 정보를 저장한 경우는 정교화 전략을 이용하여 정보를 인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11세 아동은 스스로 정교화전략을 이용하여 정보를 인출하지만, 6세 유아는 지시를 하지 않으면 정보를 인출할 때 스스로 인출 전략을 이용하지 못한다.

 7세 아동은 스스로 인출단서를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인출단서를 제공해 주면 인출 전략을 이용할 수 있다.

 

 (3) 상위기억의 발달

 상위기억이란 기억과 기억과정에 대한 지식을 말한다. 즉, 자신이 정보를 기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짧은 내용보다 긴 내용이 기억하기 더 어렵고, 어떤 기억전략을 이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를 아는 것 등이 상위기억에 관한 것이다. 상위기억은 상위인지의 일부이다. 상위인지란 자신의 사고에 관한 지식을 말한다. 즉, 자신의 사고상태와 능력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을 의미한다.

 유아들은 자신의 기억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4) 지식기반의 확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주제에 관해 학습한다면, 그것은 우리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기존의 지식이나 정보와 빠르게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기억할 수 있다.